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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• 작고 조그마한
    생각하는 김짱구 2020. 11. 25. 17:03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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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  가지가지의 경험과 다분한 하루들을 지내며
    혼자만의 생각을 스스로 퇴적하고
    물렁했던 살들을 뜯고
    붙이고 하며 단단하게
    우뚝 자리잡은 바위가 있습니다.

     

    어느 날
    여린 산들바람과 함께
    크나큰 바위 머리 위로
    아주 조그맣고 어여쁜
    민들레 속씨 하나가 날아왔습니다.

     

    속이 훤히 다 보일 정도로 하얗고
    모난 구석 하나 없는 홀씨를
    아랑곳 않은 바위는
    신경 쓰지 않은 채 자신의 몸집을
    크고 단단히 하는데 열중했습니다.

     

    바위는 몰랐습니다.
    시간 지나 민들레가
    바위 떠나 날아가니
    자신이 부서져 무너질 줄
    몰랐습니다.

     

    그 조그맣던 민들레
    홀씨 하나의 뿌리는
    자기 몰래 방황하던
    자신의 여린 속을 꽁꽁 묶어
    잡아줬다는 사실을 바위는 몰랐습니다.

    땅에 버려진 채
    민들레를 불러보지만
    속 없는 여린 산들바람만
    살랑 불어옵니다.
    "민들레야"

    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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